[챕터1] 김명주
김명주의 〈더블 룸〉은 작가의 작업실을 이루는 요소들을 비엔날레 전시장 안으로 가져온 설치 작업입니다. 완성된 작품과 제작 중인 조각과 회화, 작업실에서 가져온 소파가 함께 놓여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시간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작가는 인간의 불안과 상처,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흙으로 탐구해 왔습니다. 흙에 손의 움직임과 감각을 옮기고, 가마 속 불을 거치며 생기는 뒤틀림과 색의 변화도 작품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소파 위에 놓인 두상 조각과 붉은빛을 띠며 길게 서 있는 입상 조각의 표면을 살펴보세요. 흘러내린 유약이 남긴 색과 흔적에서 흙과 불이 만들어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붉은 카펫이 공간을 길게 가로지르고, 벽면의 회화와 바닥의 도자 조각이 이어지며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흐립니다. 인간인 듯하면서도 다른 존재처럼 보이는 낯선 형상들은 익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장면을 만듭니다. 작가는 하나의 정해진 이야기를 제시하기보다, 관람객이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더해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도록 작품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