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2] 김준명
김준명은 자연물과 인공물을 한 작품 안에 엮어, 서로 다른 재료에 시간이 어떻게 쌓이고 변화하는지 살펴봅니다. 작가는 도자를 오랜 시간과 이야기를 기록하는 물질로 바라봅니다.
〈호기심〉은 작가가 20여 년 전, 야산의 깊은 땅속에서 생활 쓰레기가 여러 층으로 묻혀 있는 모습을 발견한 경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땅은 인간이 버린 흔적을 말없이 품고, 그것마저 자신의 일부처럼 받아들여 오래된 풍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먼저 작품 전체를 바라보세요. 흙과 낙엽, 점토 가루, 담배꽁초, 모래와 찻잎 등이 층층이 채워진 가느다란 아크릴관들이 여러 개 모여, 마치 작은 숲처럼 서 있습니다. 각각의 구조물은 아래쪽의 돌로 지지되고, 꼭대기에는 나뭇가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자연물과 인공물이 뒤섞인 구조가 얼핏 한 그루의 나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제 투명한 관 안을 들여다보세요. 자연물과 생활 폐기물이 만든 띠무늬는 땅속의 퇴적층을 떠올리게 합니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 폐기물은 오랜 시간 땅속에 남아 다른 물질들과 함께 새로운 층을 만들어갑니다. 아크릴관 안에 쌓인 층을 바라보며, 보이지 않는 곳에 쌓여온 이야기와 인간이 대지에 남기는 흔적을 생각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