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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2] 엘레나 후르토바

[챕터2] 엘레나 후르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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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후르토바는 흙을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품은 살아 있는 기록으로 바라봅니다. 작가는 흙을 만지고 누르고 돌보는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토양이 사람의 손길과 주변 환경에 반응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탐구해 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경기도 양평, 여주, 김포, 강원도 양구 등 DMZ와 관련된 지역에서 가져온 흙으로 만든 토양 블록을 선보입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오랫동안 군사적 통제로 사람의 접근이 제한되어 온 DMZ는 전쟁과 분단의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생태적 회복의 가능성을 품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이곳을 전쟁과 분단의 역사, 그리고 생태적 변화가 여러 겹으로 쌓인 풍경으로 바라봅니다.

작가는 한국 곳곳에 남아 있는 장벽과 대전차 장애물을 조사하고, 그 형태를 토양 블록으로 옮겼습니다. 블록들을 가까이에서 살펴보세요. 지역마다 다른 흙의 색과 입자, 표면에 생긴 균열과 질감이 드러납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가져온 흙은 각기 다른 역사와 환경을 품으면서도, 결국 하나로 이어진 땅의 일부입니다.

이 블록들은 틀 안에 흙을 조금씩 넣고 반복해 다지는 ‘흙다짐’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정교하게 형태를 잡아도 흙의 수분과 입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고, 완성된 뒤에도 표면은 갈라지며 계속 변합니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형태를 통제하려는 힘과, 흙의 상태를 살피고 그 반응에 맞춰 작업하는 돌봄 사이의 긴장에 주목합니다.

단단히 다져진 블록과 그 표면에 생긴 균열을 함께 바라보며, 이 땅에 쌓인 기억과 우리가 땅을 어떻게 대하고 돌볼 것인지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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