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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3] 폴씨

[챕터3] 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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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씨는 빛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과 에너지의 흐름을 공간 안에서 경험하게 하는 미디어 작가입니다. 그는 디지털을 단순한 기술이나 도구가 아니라, 빛과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하나의 조형 언어로 바라봅니다.

〈픽셀비트〉는 디지털 화면을 이루는 작은 점인 ‘픽셀’과, 정보를 표현하는 기본 단위인 ‘비트’에서 출발합니다. 작은 LCD 모듈은 태양광에 반응해 외부 전원 없이 작동하며, 0과 1의 신호를 반복합니다. 빛에 따라 켜지고 꺼지는 작은 모듈들을 살펴보세요. 자연의 빛이 디지털 신호와 움직임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이 디지털 기술을 이루는 재료를 따라가면, 그 시작은 땅에 닿습니다. 반도체의 핵심 재료인 실리콘은 흙과 모래 속의 이산화규소에서 얻어집니다. 우리가 첨단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디지털 세계도 결국 땅에서 온 물질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빛의 캔버스〉에서는 작은 빛 하나가 사각형 프레임의 가장자리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며 색과 그림자를 만듭니다. 빛의 위치와 색은 시간에 따라 달라지며, 작품은 하나의 ‘빛의 시계’가 됩니다.

움직이는 빛과 그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를 따라가 보세요. 작가는 빛의 위치와 색으로 시간을 가늠해 온 인간의 오래된 방식을 오늘날의 디지털 기술로 다시 보여줍니다. 두 작품에서 빛은 단순히 사물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픽셀비트〉에서는 디지털 신호를 작동시키는 에너지가 되고, 〈빛의 캔버스〉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폴씨는 첨단 디지털 기술 역시 빛과 땅에서 온 물질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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